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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27년 만의 대변화: 외국인 골키퍼 출전 금지 폐지와 그 의미(25.06.21)

풋볼인사이트(국가대표/K리그) 🔎 2025. 6. 2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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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27년 만의 대변화: 외국인 골키퍼 출전 금지 폐지와 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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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9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5년도 제3차 이사회에서 K리그의 판도를 뒤바꿀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바로 1999년부터 시행되어 온 외국인 골키퍼 등록 금지 규정을 2026년부터 폐지한다는 안건이다. 이로써 K리그1과 K리그2 모두에서 외국인 골키퍼가 뛸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 소식은 단순한 규정 변경을 넘어 한국 축구의 글로벌 경쟁력과 국내 선수 육성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에 대한 깊은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국 BBC까지 이 변화를 주목하며 긍정적인 뉘앙스로 보도했을 정도로, 이번 결정은 국제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번 규정 폐지의 배경, 의미, 그리고 K리그2의 출전 명단 확대 소식까지 다루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조망해보고자 한다.


외국인 골키퍼 금지 규정의 역사

K리그의 외국인 골키퍼 금지 규정은 199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K리그는 8개 팀으로 운영되던 소규모 리그였고, 많은 구단이 외국인 골키퍼를 주전으로 기용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은 팀 전력을 강화했지만, 이는 국내 골키퍼들의 출전 기회를 크게 줄이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골키퍼라는 특수 포지션의 경우, 한 팀에 주전 골키퍼는 단 한 명뿐이기에 외국인 선수가 그 자리를 차지하면 국내 선수들은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축구의 골키퍼 인재 풀을 약화시킬 우려를 낳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맹은 1996년부터 외국인 골키퍼의 출전 경기 수를 단계적으로 제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9년, 마침내 외국인 골키퍼의 등록 자체를 완전히 금지하는 강수를 두었다. 이 조치는 당시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10개 구단으로 운영되던 리그에서 국내 골키퍼들에게 충분한 출전 시간을 보장하려면 외국인 선수의 진입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이 규정은 27년 동안 K리그의 고유한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K리그는 크게 성장했다. 현재 K리그1과 K리그2를 합쳐 총 26개 구단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1990년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규모다. 구단 수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국내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늘렸고, 골키퍼 포지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또한, K리그의 글로벌 위상도 높아지면서 외국인 선수들의 유입이 리그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런 변화 속에서 외국인 골키퍼 금지 규정은 점차 시대에 맞지 않는 제약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K리그 외국인 골키퍼하면 떠오르는 선수, 샤리체프이자 신의손
K리그 외국인 골키퍼하면 떠오르는 선수, 샤리체프이자 신의손


규정 폐지의 배경과 이유

이번 이사회에서 연맹은 외국인 골키퍼 등록을 허용하는 결정을 내리며 몇 가지 구체적인 이유를 밝혔다. 이는 단순한 규정 변경이 아니라, K리그의 현재 상황과 미래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골키퍼 연봉 상승률의 문제

골키퍼는 특수 포지션으로, 한 팀에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는 단 한 명이다. 외국인 선수의 등록이 금지되면서 국내 골키퍼들은 경쟁이 제한된 환경에서 활동해왔다. 이는 필드 플레이어에 비해 골키퍼들의 연봉 상승률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원인이 됐다. 연맹은 이번 규정 폐지가 외국인 골키퍼의 유입을 통해 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연봉 구조를 보다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 구단 수 증가와 출전 기회 확보

1999년 당시 K리그는 10개 구단으로 운영되었지만, 현재는 26개 구단으로 확대됐다. 이는 골키퍼 포지션을 포함한 모든 포지션에서 국내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연맹은 외국인 골키퍼가 허용되더라도 국내 골키퍼들이 충분한 출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현재 리그의 규모와 경기 수를 고려한 현실적인 분석이다.

(3) 글로벌 경쟁력 강화

K리그는 아시아 축구 리그 중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지만, 글로벌 무대에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려면 외국인 선수들의 기여가 필수적이다. 특히 골키퍼 포지션은 팀의 수비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역할로, 뛰어난 외국인 골키퍼의 영입은 팀 전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이는 리그 전체의 경기 퀄리티를 높이고, AFC 챔피언스 리그와 같은 국제 대회에서 더 나은 성적을 내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4) 시대적 변화에 대한 대응

1999년의 규정은 당시의 환경에 맞춰 도입된 것이지만, 2026년의 K리그는 그때와는 전혀 다른 리그다. 연맹은 이번 결정을 통해 K리그가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유연하게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단순히 골키퍼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고, 리그 전체의 운영 방식과 철학에도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화다.

2025년 제 3차 이사회에서 안건 의결줒ㅇ인 한국프로축구연맹
2025년 제 3차 이사회에서 안건 의결줒ㅇ인 한국프로축구연맹


BBC의 보도와 국제적 관심

이번 규정 폐지는 K리그의 변화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영국 BBC는 6월 20일 이 소식을 다루며 K리그의 외국인 골키퍼 금지 규정이 27년 만에 폐지된다고 보도했다. BBC는 "한국 프로축구는 1999년부터 자국 골키퍼들의 출전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외국인 골키퍼를 금지해왔다. 당시 10개 구단이었던 리그는 현재 26개 구단으로 성장했고, 2026년부터 외국인 골키퍼가 뛸 수 있게 된다"고 전하며, 연맹의 발표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다.

 

특히 BBC는 이 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뉘앙스를 담아 보도하며, K리그가 자국 선수 보호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K리그가 단순한 지역 리그를 넘어 국제적인 주목을 받는 리그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외국인 골키퍼의 유입은 K리그의 경기 퀄리티를 높이고, 국제 팬들에게도 더 큰 매력을 어필할 기회가 될 것이다.

외국인 GK 출전 금지 폐지를 다루는 BBC 뉴스
외국인 GK 출전 금지 폐지를 다루는 BBC 뉴스


K리그2 출전 명단 확대: 또 다른 변화

외국인 골키퍼 규정 폐지와 함께, 연맹은 K리그2의 출전 명단을 확대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2026년부터 K리그2의 출전선수 명단은 기존 18명(선발 11명 + 대기 7명)에서 최대 20명(선발 11명 + 후보 9명)으로 늘어난다. 이는 이미 2024년부터 K리그1에서 적용되고 있는 방식과 동일하다.

확대의 이유

연맹은 이번 명단 확대의 배경으로 두 가지를 강조했다:

  1. 교체 카드 다양성 확보: 더 많은 선수를 명단에 포함시킴으로써 감독은 경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전술을 변경할 수 있다. 이는 경기력 향상과 팬들에게 더 흥미로운 경기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2. 국내 선수 출전 기회 보장: 최근 AFC 쿼터와 아세안 쿼터가 폐지되면서 국적에 상관없이 외국인 선수 등록 인원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국내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보호하기 위해 명단을 확대해 더 많은 국내 선수들이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변화는 K리그2 구단들의 전술적 유연성을 높이고, 리그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K리그1과 K리그2의 운영 방식이 점차 통일되면서 두 리그 간의 격차를 줄이고, 전체 리그의 일관성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K리그의 미래: 기회와 도전

이번 외국인 골키퍼 규정 폐지와 K리그2 출전 명단 확대는 K리그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변화는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안고 있다.

기회

  • 경기 퀄리티 향상: 뛰어난 외국인 골키퍼의 영입은 팀의 수비력을 강화하고, 리그 전체의 경기 퀄리티를 높일 것이다. 이는 팬들에게 더 흥미로운 경기를 제공하고, K리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 글로벌 위상 강화: BBC의 보도처럼, K리그의 변화는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외국인 골키퍼의 활약은 K리그를 더 많은 글로벌 팬들에게 알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
  • 연봉 구조 개선: 골키퍼 포지션의 과도한 연봉 상승률을 억제하고, 리그 내 재정 균형을 이루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도전

  • 국내 골키퍼 육성: 외국인 골키퍼의 유입이 국내 골키퍼들의 출전 시간을 줄일 가능성은 낮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젊은 골키퍼들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 연맹과 구단은 유소년 시스템 강화를 통해 이를 대비해야 한다.
  • 팬들의 반응: 일부 팬들은 자국 선수 보호를 위해 외국인 골키퍼 금지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연맹은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이번 변화의 긍정적인 측면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의 균형: 외국인 선수 등록이 늘어나면서 국내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명단 확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맺음말

K리그의 외국인 골키퍼 출전 금지 규정 폐지되고, K리그2의 출전 명단이 확대되는 이번 변화는 K리그가 시대에 맞춰 진화하는 과정의 일환이다. 1999년의 규정이 자국 선수 보호를 최우선으로 했던 시기였다면, 2026년의 K리그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국내 선수 육성의 균형을 이루려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BBC의 보도처럼, 이번 전화는 국제적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받고 있으며, K리그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리그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변화는 항상 도전을 동반한다. 연맹과 구단들은 국내 골키퍼들의 육성과 팬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동시에, 외국인 골키퍼들의 활약을 통해 K리그가 더 흥미롭고 경쟁력 있는 리그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2026년, K리그의 새로운 역사가 어떻게 펼쳐질지, 축구 팬으로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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